[프로농구] 관중에 웃음 안긴 ‘죄’로 … 올스타전 MVP는 김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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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프로농구 올스타전 ‘별중의 별’은 김효범(28·SK·사진)이었다. 김효범은 3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66표 가운데 30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효범은 장내 아나운서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나? 정말?”이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머리가 백지상태다. 문태종, 이승준 형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효범은 2009년 올스타전에서 3점슛과 덩크슛 콘테스트 우승을 휩쓴 적이 있다. 그는 이날 올스타전 MVP까지 받으면서 ‘올스타전의 사나이’로 떠올랐다.

 김효범은 매직팀(삼성·SK·인삼공사·전자랜드·KCC) 선발로 나서 15점·4도움을 기록했다. 매직팀은 드림팀(동부·모비스·LG·오리온스·KT)을 108-102로 이겼다.

 김효범은 1쿼터 도중 자유투를 두 개를 얻자 자주 쓰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슛을 성공시켰다. 두 번째 자유투를 던질 때는 눈을 감고 던졌다. 공은 림을 외면했지만 관중은 환호를 보냈다.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퍼포먼스였다. MVP 상금 300만원을 받은 김효범은 “상금을 모두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프타임에 열린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이승준(삼성)이 2년 연속 덩크왕에 올랐다. 이승준은 결승 1차 시기에서 윈드밀 덩크(공 잡은 팔을 풍차처럼 돌린 뒤 꽂아넣는 것)를 성공시켰다. 두 번째 시기에는 동생 이동준(오리온스)의 도움을 받았다. 이승준이 골대 앞에서 자신 없는 표정을 짓자 이동준이 초코파이를 먹여줬고, 그러자 갑자기 힘을 내 덩크슛을 터뜨리는 코믹 연기를 펼쳤다. 경기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승준은 지난해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고, 동생 이동준은 2009년 올스타전 MVP였다. 이승준은 덩크왕에 오른 뒤 “우리 형제에게는 (올스타전을 잘하는) 비밀이 있다. 내년에도 함께 올스타전에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이동준도 이날 올스타전 드림팀에서 뛰면서 22점·8리바운드를 기록해 ‘올스타 형제’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프로농구는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뒤 다음달 3일부터 다시 정규리그 순위경쟁에 들어간다.

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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