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 “모두 무사하다니…지옥서 살아온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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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구출된 피랍선원 김두찬씨의 부인 이정숙씨가 부산 구포동 자택 앞에서 남편의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선원 가족들은 우리 해군의 구출작전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삼호주얼리호에 승선했다 구출된 한국인 선원은 모두 8명이다. 가족들은 삼호주얼리호가 납치된 지난 15일 이후 선원들의 안전을 걱정하면서 노심초사해 왔다.

 ◆김두찬(61·간호업무)씨 아들 동민(28)씨=“걱정을 무척 많이 했는데 무사히 구출됐다니 천만다행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가슴이 떨립니다.” 동민씨는 “정부가 구출작전을 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또 “그동안 회사와 정부만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돼 고맙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진경(25)항해사 아버지 최영수(52)씨=“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며 감격했다. 그는 “아들이 목포해양대를 졸업하고 배를 탄 지 겨우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집에서 아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한 어머니 김미선(50)씨도 “하루 종일 아들이 무사하다는 전화를 기다렸다”며 “기쁜 것보다는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손재호(53)기관사의 부인(51)=“한때 구출작전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원망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성공해 다른 선원도 모두 무사하다니 정말 다행”이라며 “정부와 군에 너무 감사한다”며 울먹였다. 형 세호(57)씨도 “동생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하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정만기(58)기관장의 사위 윤승준(28)씨=“피랍 이후 아내가 많이 장인어른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이뤘는데 구출돼 정말 다행입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삼호주얼리호의 선사인 삼호해운 손용호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중앙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잇따른 선박 피랍사건이 일어나 정말 죄송스럽다”며 “선원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한 정부와 청해부대 장병 등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순천=유지호 기자, [연합뉴스]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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