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국에 모든 물건 팔고 싶다” 후진타오 “인권? 오바마에게 묻는 줄 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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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시종 여유로우면서도 침착하게 회담 결과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밝은 표정 속에 몇 차례 농담을 던져 웃음을 줬다. 그는 중국의 성장이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는 우리의 경제적 기회다. 미국은 모든 종류의 물건을 중국에 팔고 싶다”고 말했다. 또 회견장에 참석한 공화당 출신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가 최근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려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그가 나하고 일을 잘 해온 것은 공화당 경선에 도움 될 것”이란 답변을 내놨다.

 2005년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후 주석 역시 유연하게 대답하면서 여러 차례 웃음을 유발했다. 무뚝뚝한 이미지의 후 주석으로선 이례적이다. 후 주석은 미국 기자의 인권 관련 질문에 처음엔 대답하지 않다가 미국 측 두 번째 질문자가 지적하자 “통역의 기술적 문제로 듣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만 질문한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후 주석은 또 백악관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이 참석을 거부한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더 대답하기 나은 위치에 있다”고 공을 넘기는 재치를 발휘했다.

 기자회견 뒤 후 주석은 바이든 부통령, 클린턴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하는 국무부 오찬에 참석했다.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팝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오찬에서 후 주석을 만났다”며 “후진타오 주석은 스트라이샌드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어 백악관 국빈 만찬에도 스트라이샌드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오찬엔 존 케리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과 음반프로듀서 퀸시 존스 등 260여 명의 인사가 자리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엔 오바마의 둘째 딸 사샤가 환영식을 관람하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성조기와 오성홍기를 함께 흔들어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던 후 주석은 사샤를 보자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사샤와 반갑게 인사했다. 후 주석의 연설 도중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의 부인 데버러 멀린이 갑자기 쓰러지는 소동도 있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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