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좋은 일이 있는 선수 선택” 박경훈 “느낌 오는 날엔 혼자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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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리그 감독들은 “지도자라면 선수 교체에 대한 각자의 감이 있다. 공들여 준비한 교체 카드가 좋은 결과로 연결됐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한다.

 선수들을 잘 보듬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발과 교체 선수를 결정하면서 ‘설득’을 강조한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선발 출전을 원한다. 우리 팀에서는 로브렉이 선발로 못 나갈 때 불만이 컸다”며 “로브렉처럼 ‘조커’로 적합한 선수도 가끔은 선발로 내세우며 로테이션을 해줘야 불만이 적다. 선발로 내세워 결과가 없었을 때를 맞춰 로브렉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용병술 속에 로브렉은 지난 시즌 호세모따(수원)와 함께 교체 선수 최다 득점(5골)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 감독은 “아기를 얻었다거나 연인과 교제가 잘된다든가,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생긴 선수의 동기 부여가 높다. 선수들의 개인사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박경훈(사진) 제주 감독은 지난해 10월 16일 전북과의 경기를 잊지 못한다. 0-1로 뒤지던 후반 23분 김영신을 빼고 고메스를 투입했다.

그 전까지 4경기에서 1골도 없었던 고메스는 ‘퇴출 후보’ 1순위였다. 하지만 고메스는 투입 8분 만에 구자철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1-1로 비긴 제주는 서울과 전북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두를 지켰다. 박 감독은 “보통 선수를 바꾸기 전 코치들과 상의를 하는데, 그날은 뭔가에 씐 듯 혼자 결정했다. 훈련 때 보여준 고메스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동기 부여는 돈과 직결된다. 벤치 멤버들이 수당 분배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연말 고과평가 때도 출전시간과 상관없이 팀 기여도를 중시한다. 이런 내용을 선수들에게 자주 알린다”고 강조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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