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특수사료 먹인 '기능성 축산물' 생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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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 한우' '한방 흑 돼지' '비타민 강화 계란' ….

경남에서 가축에 특수사료를 먹여 독특한 성분이 포함된 '기능성 축산물' 이 쏟아지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생산.판매되는 기능성 축산물은 10여 개. 대부분 특허출원을 마쳤거나 출원 중이다.

가격은 보통 축산물보다 10% 이상 비싸지만 잘 팔린다. 일본에 수출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도 있다.

그러나 성분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진해 대성식품(대표 張명수)은 최근 생리 활성 물질인 CLA(Conjugated Linoleic Acid)가 축적된 돼지고기(상품명 바이탈 포그)를 내놓았다.

이 돼지고기는 경상대 기능성 축.수산물 개발팀(河영래.朴구부 교수)의 연구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지방산의 일종인 CLA성분이 포함된 사료를 먹여 돼지고기에 CLA가 축적되도록 한 것이다. CLA 돼지고기는 체지방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당뇨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매가격(삼겹살 기준)은 1㎏에 7천6백원 선. 보통 삼겹살(6천원)보다 27% 정도 비싼 편이지만 잘 팔리고 있다.

남해 한우회(회장 河정호)는 남해특산물인 마늘줄기를 먹인 '화전한우' 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 한우는 불포화 지방산.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고 전했다.

소비자 가격(등심 기준)은 1㎏에 2만7천원으로 보통 등심(2만2천원)보다 23% 정도 비싸다.

그러나 한번 먹어본 사람들이 자꾸 찾아 남해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합천 축협은 황토를 먹인 한우 '황토한우' 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나고야시 아이치 축산시장을 거쳐 판매된다.

회사측은 "독특한 맛 때문에 일본인이 좋아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양산 오경협업농장(대표 金중경)은 특수사료를 먹인 '오경 슈퍼란' 을 생산하고 있다. 농장 출하가격이 개당 1백30원. 보통 계란(73원)보다 78% 정도 비싸지만 잘 팔린다.

경상대 축산학부 강희신(姜禧信)교수는 "기능성 축산물은 대부분 특수사료가 가축의 체내에서 어떠한 대사과정을 거쳐 변화되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며 "기능성 축산물의 효능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절실하다" 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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