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 겨울방학 집중 학습법] 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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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을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학생이 많다. ‘공부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념학습 없이 무작정 문제만 푼 것이 ‘문제’다. EBS 언어영역 대표강사 윤혜정(서울 덕수고) 교사는 “문제풀이로 시작해 문제풀이로 끝나는 언어 공부는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문제풀이는 여름방학으로 미루고 이번 방학에는 개념정리부터 하는 것이 좋다.

글= 박정현 기자, 사진= 김진원 기자

개념 정리 후 지문 읽는 연습

최일영씨는 언어 기출문제에 집중해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랐다.

“문학·비문학의 개념정리를 하라”고 하면 ‘언어에 개념이 따로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언어도 기본개념이 없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 윤 교사는 “문학에서는 표현법과 수사법, 비문학은 글의 구조를 파악하며 읽는 방법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주나 한 달 동안은 개념을 집중 공부한다. 1·2학년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복습하거나 EBS 개념 강좌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1월부터는 지문 읽는 연습을 한다. 언어영역에는 긴 지문이 더러 있다. 문제 풀이에 들어가기 전 지문과 개념을 잘 이해했는지 알아야 한다. 지문에 시가 나오면 상황을 파악한 후 시적 화자가 느끼는 정서나 상황을 이해한다. 비문학은 핵심 논지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며 지문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윤 교사는 “시험에는 늘 나오는 문제가 있다”며 “출제자가 묻고 싶은 핵심은 같기 때문에 지문을 바꿔 가며 같은 것을 묻는다”고 말했다.

출제자 관점에서 문제 보니 3→1등급

최일영(연세대 경제학과 2)씨는 고2 11월 모의고사까지 언어영역 성적이 늘 3등급이었다.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모의고사와 EBS 문제집을 매일 꾸준히 풀었지만 성적은 제자리걸음. 그제서야 자신의 공부법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작정 문제집을 풀고 오답 체크만 한 후 ‘다 했다’ 싶어 넘어갔던 것이다.

그는 많은 학생이 언어영역 점수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문을 편견 없이, 문제가 요구하는 대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비문학의 경우 글에 나온 내용 이상의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언어영역의 출제 원리를 깨닫자 최씨는 고3 5월 모의고사부터 1등급 자리를 지켰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자가 문제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이해하는 것”이라며 “출제자의 생각을 알기 위해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기출문제집을 고를 때는 비문학·문학·쓰기와 같이 영역별로 나눠진 문제집을 고른다. 우선 각 영역별 풀이법을 확립한 후 연도별 기출문제를 반복해 풀어 나가는 방식이 좋다.

실전→정독→분석 단계 거쳐 독해

최씨는 “언어나 외국어는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방학 동안 비문학 6지문, 문학은 분야별로 1세트씩 꾸준히 풀었다. 매일 2시간 이상을 투자했다. 지문당 ‘실전→정독→분석’의 풀이 과정을 거쳤다.

실전단계에서는 문제의 발문에 따라 어떻게 읽어야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찾을 수 있는지 훈련한다. 최씨는 “문학과 비문학은 여러 문제가 세트로 구성돼 출제된다”며 “전체 세트를 어떻게 읽어나갈 것인지 거시적인 구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시 부분에서는 대체로 작품 3개가 나오는데 모두 읽고 문제를 푸는 것보다 많은 문제에서 다룬 작품이 무엇인지 찾고, 그 작품을 먼저 감상하는 것이 좋다.

정독 단계에서는 실전 단계에서 틀렸거나 확신하지 못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면서 정답과 오답의 근거를 지문 속에서 찾아내는 연습을 한다. 분석 단계에서는 글 전체를 단락별로 나눠 화자가 생각을 전개하는 형식을 음미한다. 그는 “비문학은 출제자가 자료를 논리적인 흐름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에 제시문 속에서 중심 문장을 찾고 단락 간의 관계를 생각해봄으로써 논술 공부까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문학을 EBS 수능 특강과 학교 수업 중심으로 공부했다. 학교 수업에서는 작품 이해와 문학 용어를 숙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EBS 강의로는 문학 분야별 감상법을 익혔다. 그는 “수능 언어영역은 제공된 자료 속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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