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세용 현대 구조조정본부장

중앙일보

입력

박세용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22일 "내달초까지 14개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 부채비율 200%를 달성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낮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으나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삼성차 인수 가능성은 전면 부인했다.

다음은 박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계열사 매각 협상 현황은
▶대한알루미늄을 지난달 매각하려 했으나 매각하지 못했다. 가격 협상에 시간이 걸렸으나 시각차가 상당히 극복됐다. 대한알루미늄은 동아시아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사업체다. 원매자측 요구로 20% 이내의 지분은 현대가 계속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기획도 곧 결말이 날 것이다. 원매자측에서 현대가 대광고주인 점을감안, 일부 지분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다수지분을 매각하게 될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외국 2개사와 협상중으로 연내 결말난다. 현대강관도 컨설팅사를 통해해외업체와 얘기가 잘 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철강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국내업체에 팔리는게 낫지 않나 싶다. 업계에서도 이런 얘기가 있는 것으로안다. 현대석유화학은 일본 미쓰이측이 최근 투융자의향서를 보내온 만큼 연내 빅딜이 잘 될 것이다.

- 내년 이후 계열사 매각 또는 사업 확장 계획있나
▶연말까지 구조조정에 전력해 부채비율 200%를 달성할 것이다. 별도의 매각이나 사업 확장 계획은 없다. 현재로선 공기업 민영화에도 별 관심없다.

- 삼성차 인수 의향은
▶기아 인수 후에도 말이 많았는데 할 수 있나.(당시 정부와의 밀월설 등을 의식한 듯)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지난해 당초 삼성차를 현대로 넘기는 3각 빅딜에대해서도 우리가 반대했었다. 삼성차 국제입찰이 이뤄져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 최근 방한한 전경련 국제자문단 인사들과 만났나
▶마이클 캔터 전 미 상무장관을 지난 21일 만났다. 그는 모건스탠리사의 상임고문이기도 하다. 계열사별로 방한 인사들과 면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

- 해외에서 현대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이 있는 이유는
▶국내은행의 외국인 부행장과 얼마전 만났을때 그가 전문가들은 현대를 잘 보는데 비전문가들이 안 좋게 보고 있다는 말을 했다. 국내외의 안 좋은 시각은 전혀근거없는 것이다.

- 내주 시작하는 해외로드쇼에서 설명할 내용은
▶투자가들을 만나 직접 현대의 정확한 실상을 설명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계열사 사장들이 직접 나서 각 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투자유도도 가능하다고 본다.

- 향후 5대 핵심업종 분리시 금융부문은 누구 몫인가
▶현대전자의 증자가 끝나면 정몽헌 회장 지분은 1% 가량밖에 안된다. 이제 지분 경영이란 말은 의미가 없다. 오너들도 전문경영인이다. 누구 몫이라고 말할 수 없다.

- 증시가 좋지 않은데 계열사 유상증자는 잘 될 것으로 보나
▶우리 증시가 향후 좋아질 것으로 본다. 유상증자 성공에 대한 우려는 없다.

- 정주영 명예회장의 최근 주요관심사는
▶대북사업 등이다.

- 북한 서해안공단사업은
▶현대와 북측이 합동으로 후보지를 조사해 입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안다. 북측이 꼭 신의주만 고집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로선 필요시 전력을 남측에서 공급할 수 있고 육로 수송도 가능한 가까운 곳으로 하고 싶다.

- 구조조정본부는 계속 존속하나
▶이는 한시조직으로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공정거래법 등의 문제로 대외업무 등을 담당하기 위해 일부 조직은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사외이사가 늘어나게 되는 등의 요인으로 예전의 종합기획실같은 기능은 할 수 없다.

- 계열사별 부채비율 200% 달성은
▶정부에서 계열사별로도 부채비율을 맞추라는 요구는 없었다. 해운이나 무역등은 업종상 이를 맞추기 어렵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연말까지 부채비율이 200%에근접할 것이다. 다른 그룹들은 이미 지난 97년 자산재평가를 했는데 우리는 지난해에 이를 실시해 구조조정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게 좀 억울하다.

- 요즘 계열사가 현대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한 이유는
▶구조조정 차원이다. 업종별로 분리해 나가려면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 인천제철이 계열분리후에도 자동차부문에서 필요로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인천제철은 부채비율이나 수익성면에서 매우 양호한 회사다. 그럼에도 분리하는 것은 5대 핵심업종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에 대한 지분도 정리해 나갈것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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