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보고 놀고 먹고 … 과자나라로 달콤한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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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우와 왕초콜릿이다.”

서울 양평동에 있는 롯데제과 과자박물관 ‘스위트팩토리(사진)’ 앞. 28명의 인천시 논현동 주공예능어린이집 아이들(6~7세)은 자기 키보다 큰 초콜릿, 막대과자, 아이스크림 모형을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좋아하는 과자 모형 앞으로 흩어져 만지기도 하고 매달리기도 하며 놀았다. “자, 이제 과자나라로 신나게 여행을 떠나볼까요?” 가이드 조민경씨의 말에 아이들은 신나게 조씨를 따른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 과자박물관은 과자·사탕·껌·초콜릿·아이스크림 등의 제조 공정을 모형과 디스플레이어를 통해 보여주는 디지털 박물관이다. 또 원재료를 만져볼 수 있고, 풀무질 등 간단한 과정을 체험할 수도 있는 곳이다. 이곳엔 매일 이렇게 어린이 손님들이 찾아와 과자와 함께 놀다 간다. 어린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돌아봤다.

첫 번째 들른 곳은 자일리톨 존. 긴 유리벽 안에 자작나무, 사포딜라나무 수액 채취부터 껌을 만드는 공정이 차례로 들어서 있다. 유리벽 중간에 뚫린 구멍마다 손을 넣으면 실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충치 예방 존에서는 올바른 양치질법을 배운다. 바닥에 쓴 커다란 O, X 표시 앞에서는 충치 예방에 관한 게임을 즐길 차례다. 생각한 답에 따라 아이들이 옮겨 서면 정답 쪽 바닥 센서에 환하게 불이 들어온다.

다음 방은 초콜릿 존이다. 방 한쪽에 커다란 카카오나무가 서 있다. 조씨가 “이 나무 열매로 초콜릿을 만든다”고 설명하자 7살 준수가 느닷없이 큰 소리로 외친다. “우리 집에 심었으면 좋겠다.” 직접 카카오 열매를 갈아보고 커다란 바이브레이팅(불순물을 제거하고 초콜릿의 밀도를 높이는 과정) 기계에 올라서서는 힘차게 발을 굴러본다. 아이들이 뛰는 힘만큼 모형 기계 속 초콜릿이 움직이자 아이들은 게임을 하듯 더욱 열심이다. 마지막 과정에선 몰드에 담긴 초콜릿을 하나씩 떼어 시식도 했다.

세 번째 존은 비스킷 공정. 커다란 오븐 앞에 나란히 선 아이들이 조심스레 스크린을 눌러본다. 그림 버튼을 누를 때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계란과 우유, 밀가루가 순서대로 반죽된다. 작은 모형 풀무질을 하니까 오븐 아래 있던 스크린 불꽃이 커진다. 오븐을 열자 따끈한 과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제 과자다. 아이들은 서로 풀무질을 더 하겠다고 떼를 쓴다. 지혜(7)가 짝꿍 현태(7)에게 속삭인다. “또 하면 과자가 더 많이 나올 거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존은 사탕 존이다. 사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커다란 핀볼 게임 형태로 꾸며져 있다. 맘에 드는 색깔의 공을 넣으면 사탕 만드는 긴 공정을 따라 공이 이동한다. 마지막 단계에선 빨간 불빛이 반짝이면서 실제 사탕이 쏟아진다. 아이들 눈은 공을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박물관은 3개월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단체든 개인이든 관계없이 관람할 수 있다. 무료. 관람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과자를 한 상자씩 선물한다. 02-2670-6412.

글=서정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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