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미 호텔에 독극물 테러 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미국 전역의 호텔과 음식점에 독극물 테러를 벌이려 한 사실이 미 국토안보부에 의해 밝혀졌다고 미 CBS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AQAP와 연계된 한 세력은 미 여러 곳의 호텔 샐러드 바와 뷔페 가게 음식에 리신(피마자에서 추출한 독극물)과 청산가리를 뿌려놓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특정 주말에 동시 다발적으로 이 같은 테러를 자행할 생각이었다. 수전 포드 세인트존스대 약학과 교수는 “리신과 청산가리는 소량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숀 스미스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이날 보도와 관련해 “테러집단의 구체적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CBS는 “정보기관 핵심 관계자가 이번 테러 위협이 ‘신빙성 있다’고 확인했고 국토안보부와 농무부·식품의약국 요원들이 해당 호텔과 음식점에 이를 알려줬다”며 “최근엔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자) 웹사이트에 두 가지 독극물의 제조 방법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예멘에 본거지를 둔 AQAP는 지난해 성탄절에 벌어진 여객기 폭파 미수 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발생한 미국행 여객기를 이용한 ‘소포 폭탄’ 테러 역시 이들이 기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온라인 선전물을 통해 “미국에 경제적 부담을 주려면 기존보다 작은 규모의 작전이지만 더 빈번하게 적(미국)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승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