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테레사’ 어수희씨의 장애학생 사랑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나사렛대학교 어수희 직원의 장애학생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나사렛대학교 장애학생고등지원센터) 직원들은 어수희 직원을 KNU(나사렛대학교)의 ‘마더 테레사(Mother Theresa)’라고 부른다.

 그는 우리 대학의 417명 장애학생, 특히 지적장애인들을 돌봄에 있어 직원이 제공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넘어 ‘마더(Mother)’라고 불릴 정도로 남다른 애정으로 학생들을 보살핀다. 그의 근무시간은 따로 없다. 지적장애학생은 물론 학부모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상담 시간이 그의 근무시간이다.

 전화 상담으로 새벽 1시를 넘기는 때가 종종 있지만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하며 또 감사해 한다.

 그는 장애학생들을 보면 Mother로 변한다. ‘mother(어머니)’가 아닌 ‘Mother(수녀원장)’다. 지적장애학생들의 학습(과제)에 대한 상담부터 시작해 학생들의 흐트러진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해 주고, 구겨진 옷 매무새는 물론 품행을 교정해 준다.

 어깨부터 발 끝에 묻어있는 흙먼지 하나 하나 털어주고…. 그것도 자신보다 키가 훨씬 큰 장애학생들의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어깨를 토닥거리며 학생들과 소통해 나간다. 더 나아가 신체적 장애로 몸을 자주 씻을 수 없는 여자 장애학생(주위 학생들로부터 몸을 자주 씻지 않아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지적 받는거나 따돌림 받는 학생)들을 목욕탕에 데리고가 함께 목욕하며 몸을 깨끗이 씻어주기도 한다.

 요즘 그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결석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지적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점심 도시락을 함께 나누며 학생과의 동질성 회복을 통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의 소통(도시락 나누기)의 끝은 그 학생의 정서적 장애가 치료(완치)되는 날이 될 것이다. 그의 이 같은 장애학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잘 알고 있는 학부모님들(충동구매 등으로 자기관리가 부족한 자기 자녀)은 자녀의 용돈관리와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는 학생이 제시한 ‘필요’에 대해 학생과 함께 ‘필요성’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의 ‘경제성’을 일깨워 준다.

 장애학생들과 함께 하는 동안 그의 달덩이같이 뽀얀 얼굴엔 여유로움과 해맑은 웃음이 줄곧 흘러 넘친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가식과 위선의 미소가 아닌 천진난만한 태고적 웃음이 흐르고 흐른다. 근원도 시작도 끝도 없는 미소가 넘친다.

 

일을 즐기는 어수희 선생님을 보며 ‘보람 있게 일한다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인가’라고 읊조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학생의 영혼까지 돌본다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인가’라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오늘 그랬던 것처럼 내일도 ‘KNU의 Mother Theresa’는 우리 지적장애학생들과 자기 삶을 나누고 버무리며 세상을 따뜻하게 대펴나갈 것이다.

나사렛대 장애학생고등지원센터 엄두호 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