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청약 열기…우방팔레스 경쟁률 무려 76대1

중앙일보

입력

'경기 회복 덕인가, 투자 수요 때문인가'

요즘 대구지역의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꽁꽁 얼어 붙었던 아파트 분양경기가 풀리다 못해 '과열' 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최근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옛 코오롱 공장터에 지을 '우방팔레스' (1백88가구)분양 신청에 1만4천2백12명이 몰려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사상 최고인 75.6대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36평형의 경우 40가구에 6천17명이 청약, 무려1백50.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화주택의 달서구 죽전동 동화로즈빌(3백48가구)도 12.13일에만 2백10명이 청약, 분양 마감일인 18일까지 청약을 받을 경우 분양가구수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동화측은 보고 있다.

97년의 미분양아파트를 12일부터 재분양하고 있는 청구도 달서구 장기동 '장기파랑새마을' 아파트 1백40가구 가운데 1백20가구가 팔리는 등 분양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구 주택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 2년여 동안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예년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 인터넷 광통신망.단독난방.무인경비시스템 등 아파트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쾌적하고 새로운 시설 때문에 집을 옮기려는 수요자들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갈 곳이 없는 여유자금이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며 "실수요 보다는 투기성 수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부동산중개 전문업체인 하우징부동산중개㈜의 김정희(金貞熙)사장은 "실수요자도 있지만 상당수는 분양권 전매에 따른 차익을 노린 경우" 라며 "최근의 청약 열기는 상당부분이 거품일 것" 이라고 주장했다.

아무튼 실수요자에 투자 수요까지 몰려 모처럼 아파트 청약 경기가 활기를 되찾자 지역 주택업체들이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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