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귤 한입 맛보고 당도 척척 … 마트의 달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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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23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6층 강당에서 열린 이마트 직무명장 선발대회. 과일 명장 콘테스트에 참가한 직원들이 맛만 보고 당도를 맞추는 테스트를 받고 있다(위쪽). 생선 회 명장을 뽑는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이 가마솥에서 지은 밥을 이용해 20분 만에 회초밥을 만들고 있다. [이마트 제공]

23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6층 대강당. 가려진 상자에서 나온 사과를 보자마자 이마트 대구 만촌점 과일담당 이석진씨는 거침없이 산지와 품종, 보관 방법을 술술 얘기했다. “이 사과는 부사로서 품종명은 후지이며, 식이섬유와 다당이 높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며 사과껍질 안에 퀄세틴이 항산화 작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사의 경우 영주·예산 등에서 10월에 주로 재배되며….”

 이어서 벌어진 당도 테스트. 사과를 한입 먹어보고 당도를 맞추는 순서다. 한입 깨물어본 이씨는 “11.2브릭스(브릭스: 당도를 나타내는 기준)”라고 말했고, 당도계로 측정한 결과 11.8브릭스가 나왔다. 이씨는 이어 귤·바나나 역시 한입만 맛보고 당도값을 당도계 수치에 근접하게 맞히는 진기를 선보였다.

 이날 벌어진 행사는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이마트 직무명장 선발대회’. 대형마트 현장에서 일하는 ‘달인’들을 뽑는 자리다. 예선을 거쳐 전국에서 선발된 이마트 직원 70명이 과일·채소·정육·선어·회·조리·캐시어 총 7개 부문에서 우열을 겨뤘다.

 채소 부문 명장으로 뽑힌 은평점 김보훈씨는 두 개의 접시에 따로 담긴 국산과 중국산 고사리·마늘·우엉을 보고 한눈에 어느 것이 국산이고 어느 것이 중국산인지를 모두 맞혀 감탄을 자아냈다. 채소 효능과 산지, 특징 설명은 기본.

 선어 부문 참가자들은 연어 한 마리를 순식간에 해체해 샐러드·회·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게끔 20분 만에 썰어냈다. 문현점 이종환씨가 명장으로 뽑혔다.

 계산원의 달인을 뽑는 캐시어 부문 심사는 좀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객에게 해야 할 필수 대사 6개를 시의적절하게 소화하면서 20개 상품을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계산하는지를 평가했다. 여기에 돌발 상황을 주고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도 심사했다. 신제주점에서 올라온 강경희씨는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고객님” 등 6개의 대사를 순서대로 말하며 20개 상품을 1분12초 만에 정확하게 오차 없이 계산했다. 또 손님 역할을 맡은 직원이 돌발적으로 유효기간이 지난 신용카드와 사용자 등록이 안 된 포인트카드를 제시하자 친절하게 안내했다.

 신세계이마트 인력개발팀 김석순 팀장은 “점포 근무자들이 업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스스로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명장으로 뽑힌 10명에겐 각 점포에 비치할 수 있는 ‘이마트 명장’ 명판과 상장, 그리고 시상금이 수여됐다. 이들은 사내 강사 교육과정을 거쳐 후배들을 직접 교육하는 강사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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