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자서전 『결정의 … 』 짜깁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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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펴낸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이 ‘짜깁기’ 의혹에 휘말렸다. 책에 등장하는 일화 일부가 다른 데서 이미 쓴 내용을 발췌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인터넷 신문 허핑턴 포스트가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부시의 참모진이 쓴 회고록과 신문·잡지 기사, 심지어 집권 시절 ‘정확성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던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책 등에서 베낀 흔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취임식 날에 대한 묘사 부분이 대표적 사례다. 부시는 책에서 “카르자이가 카불 공항에 도착해 혼자 걸어오자, 경호원을 대동하고 마중 나왔던 한 군벌 장군이 ‘당신 사람들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카르자이는 ‘당신들이, 모든 아프간 국민이 내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썼다. 부시가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던 이유를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현장에 없었다.

 허핑턴 포스트는 부시의 글이 파키스탄 출신의 유명 작가 아흐메드 라시드가 2004년 잡지 ‘뉴욕 서평’에 기고한 글과 흡사하다며, 이를 포함해 총 16군데 내용에 대해 ‘짜깁기’ 의혹을 제기했다. 책을 펴낸 크라운 출판사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초판 150만 부를 찍은 부시의 자서전은 출간 첫날 22만여 권이 팔렸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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