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공군 정찰기 훈련하다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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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공군 RF-4C 정찰기 1대가 12일 전북 임실군 청운리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조각난 정찰기의 잔해가 야산에 흩어져 있다. [임실=연합뉴스]

12일 낮 12시30분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청운리 인근 야산에 공군 RF-4C 정찰기 1대가 추락했다. 공군은 이 사고로 조종사인 김동춘(31·학군 29기) 대위와 김균세(27·공군 54기) 대위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날 현장에서 조종사 2명의 시신을 잔해와 함께 발견했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정찰기는 정찰비행전대 소속으로 오전 11시50분쯤 수원기지를 이륙해 저고도 정찰훈련 임무를 위해 전주 남방 상공의 훈련 공역으로 이동했으며, 낮 12시30분쯤 추락 현장 상공에서 갑자기 관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정찰기가 추락하면서 야산에는 산불이 발생했다. 이 정찰기는 대북 군사시설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 특성상 저고도로 비행하며 정보 수집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공군은 탐색 구조헬기와 탐색 구조요원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추락한 동체를 확인하고 조종사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공군은 김용홍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공군은 사고 정찰기와 같은 기종의 비행을 중지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훈련 공역의 기상상태는 양호했다”고 전했다.

RF-4C 정찰기는 2008년 4월 7일에도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후평리에서 공중 전투 기동훈련 임무를 수행하다 추락한 바 있다.

◆RF-4C 정찰기=한국 공군의 핵심적인 정보 수집 항공기다. 평상시 군사분계선(MDL) 남쪽 상공을 비행하면서 북한지역을 촬영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기동성과 무장 및 탑재 능력이 우수한 F-4를 개조한 것으로, 카메라와 전방 및 측방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장치, 야간 사진촬영을 위한 조명탄 등의 정찰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1990년 주한미군이 운용하던 것을 도입했으며 공군은 현재 20여 대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에서 64년 생산을 시작한 뒤 505대를 끝으로 73년 생산이 종료된 노후 기종이다. 이번에 추락한 기종은 66년에 생산돼 90년에 중고로 도입한 44년 된 기종이다.

재래식 광폭 필름을 정찰 장비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화과정을 거쳐 정보를 분석하는 데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주간 정찰만 가능하고 기상이 나쁠 때는 임무 수행에 제약이 따른다. 2개의 엔진이 장착돼 있으며 전장 18m, 기폭 11m, 기체 높이 4m로 최대 속력은 마하 2.27이다. 최대 상승고도는 1만8000m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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