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열흘 남은 2011 수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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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열흘 남았다. 주변 친구들의 수시합격 소식에 마음이 불안해지고 자칫 집중력을 잃기 쉬운 시기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다간 지금까지의 공부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을 다잡고 마무리에 집중해야 한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수능 마무리 학습, 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교육청·평가원 모의고사, 개념과 유형을 찾아라

“10일 동안의 공부량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돼요. 복습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거죠.” 강호진(고려대 이과대학 1)씨는 ‘효율적인 복습’을 강조했다. 모든 교과 개념이 완벽히 정리된 것이 아닌 이상 집중해야 할 공략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교육청·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과 유형을 찾는다. 유형별로 묶인 문제집, 인터넷 학습정보사이트,EBS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교육청·평가원 모의고사 분석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핵심개념과 유형을 찾고 유사 문제를 3~4문제씩 반복해 풀면서 익힌다.

둘째, 지금까지 풀었던 모의고사에서 자주 틀렸던 단원과 문제들을 골라낸다. 성적표에 관련단원이 표시돼 있어 쉽게 분류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복습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개념을 정리한 뒤엔 관련 기출문제를 최소 5번 이상 반복해 푼다. 무리하게 문제 양을 늘리기보다는 풀어봤던 문제를 중심으로 확실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풀 수 있는 문제 골라내는 능력 키워라

김민수(연세대 수학과 1)씨는 수리영역 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은 “풀 수 없는 문제에서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형(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 B형(풀이과정은 알지만 정확하지 않은 문제), C형(손도 못 대는 문제)으로 구분해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는 연습을 하라”고 권했다.

시험지를 보고 먼저 5분 동안 문제들을 세유형으로 구분한다. A·B형을 중심으로 마지막 문제까지 한 차례 풀었을 때 30분 정도 시간이 남는 것이 좋다. 남은 시간 동안 B형 문제들을 다시 검토하고 정확히 풀지 못한 문제들에 집중해 정답률을 높이라는 설명이다. 의식적으로 문제를 빨리 푸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씨는 “자주 풀어봤던 기출문제만을 모아 반복해 풀면서 시간을 단축해보라”고 조언했다. 이때 문항마다 ‘평균 2분 30초, 어려운 문제는 5분’ 이런 식으로 예상시간을 정해놓고 맞추는 훈련을 한다. 수능 시험장에서 긴장해 한 문제에 집중하다보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당일 상상하며 수십 차례 이미지 트레이닝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순으로 실제 수능 시간표에 맞춰 감각을 적응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공부시간과 양을 시험 순서와 동일하게 반복한다. 이종현(연세대 사회복지 1)씨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법학적성시험(LEET) 등 수능 언어영역보다 약간 어려운 문제를 한두 문제 풀면 오전 시간 머리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전 9시 언어영역 시험 시작에 맞춰 최상의 두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몸의 감각을 적응시키는 것이다. 시험 당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대비도 필요하다. 이씨는“점심식사 직후 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영어듣기 훈련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이 시끄러운 환경을 만들어보고 스피커에 천을 덮어 소리가 울리는 상황도 연출해본다. 같은 내용을 속도를 약간씩 다르게 해 들어보기도 한다. 수능 당일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좋다.

김씨는 “분 단위까지 나눠 여러 상황들을 상상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상시간과 시험장까지의 이동 과정, 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설정해보는 식이다.‘차가 막히면 이렇게 해서 빨리 가야지’‘몇 번 문제를 풀 때 한 번쯤 막히겠지’처럼 구체적으로 문제상황과 해결방법을 미리 고민해본다.

모의고사에 나온 그래프그림도표 정리

마인드맵 학습법이란 중심 주제를 시작으로 가지를 치며 관련 개념들을 그림 그리듯정리하는 방법이다. 이윤복(서울대 인문학부 1)씨는 “교과서를 참고하지 않고 중요사건을 나열한 뒤 관련 교과개념을 정리해보라”고 권했다.

먼저 중요사건과 개념을 4~5줄씩 공간을 두고 나열한다. 그 뒤 빈 공간에 중요 사건과 관련해 알고 있는 개념들을 빼곡히 채워 넣는다. 이것을 교과서나 개념서와 비교하며 어떤 부분이 비었는지, 헷갈리는 개념이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국사·근현대사 등역사과목은 시대별로 중요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정치·법과사회 등의 과목은 교과개념 사이의 포함관계에 유의해 마인드맵을 그린다. 과학탐구는 그래프·그림·도표 등을 중심에 놓고 교과서의 큰 단원에서부터 작은 단원의 개념 순으로 내용을 요약해보면 좋다. 강씨는 “특히 교육청·평가원 모의고사에 등장했던 그래프·그림·도표·식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이종현(왼쪽)씨와 김민수씨는 수능까지 남은 열흘 동안 “생체리듬을 수능 당일 시간표에 맞춰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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