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감독 강화 방침에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늘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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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안전진단 감독 강화 방침으로 사업 초기 단계인 서울 강남권 중층 단지 재건축사업이 어렵게 됐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2003년 7월) 이전에는 안전진단이 수박 겉핥기식이었지만 이제는 강화된 규정대로만 실시해도 통과가 쉽지 않은 마당에 건교부까지 벼르고 있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당장 안전진단 단계의 단지들은 비상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예비안전진단을 받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단지는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한숨 돌렸는데 재건축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앞두고 불안해졌다.

현재 추진위원회만 구성돼 있고 아직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지 않은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올 들어 2억원 정도 호가가 뛰었다. 이들 단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안전진단 고개를 넘지 못하면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을 택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리모델링이 활발해지고 있다. 3년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은마에서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이 나타났고, 최고 11층인 서초구 신반포 18차는 최근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GS건설 정재희 차장은 "중층단지들이 선뜻 리모델링으로 돌아서지 못한 이유의 하나가 혹시 재건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런 미련을 떨치기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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