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중학생들 지원고교 어떻게 고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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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권 중학생들의 고교 선택의 폭은 넓고도 좁다. 목표 대학에 대한 기대가 높아 자신에게 맞는 고교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일보 MY STUDY는 하늘교육과 함께 서울·경기지역 중학생이 선호하는 주요 5개 고교(대원외고·민족사관고·상산고·용인외고·하나고)에 대한 이정표를 분석해봤다.


인문계 과목이 강점인 학생은 대원외고

 가장 우선적인 기준은 개인의 학습성향과 진로방향이다. 올해 고교입시는 문·이과 계열로 나뉘는 분위기다. 외고에 대한 정부 규제(영어 내신만으로 선발, 외국어 수업 강화 등)가 심해져, 외고를 선택할 자연계열 학생이 줄어든 점도 한 원인이다.

 인문계 과목이 강점인 학생은 대원외고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에서 어문학·국제학 관련 전공으로 진학 시 상대적 우수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반면 자연계에 강하면 민족사관고·상산고·용인외고·하나고를 검토해야 한다. 이는 고교마다 수업 무게를 어디에 두는 지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고교별 대학입시 지원현황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하늘교육의 조사에 따르면 2010학년도 수능에서 자연계 대학 응시에 필요한 과학탐구를 선택한 대원외고 학생은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상산고는 수능에서 자연계열 선택(236명)이 인문계열 선택(134명)보다 많았다. 상산고는 수학을 중시하는 자연계열 중심 학교다.

 기숙사 생활도 고민해야 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태도를 갖추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줄 학습환경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기숙사는 다른 선·후배와 공동체생활을 하는 곳이다. 공부부터 학교생활까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성격이 맞지 않으면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학교 밖 잦은 대외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점검해야 한다.

 목표 대학도 생각해야 한다. 대원외고·민족사관고·용인외고는 외국 대학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진학실적도 갖고 있다. 국내 대학을 준비한다면 수업 초점을 수능에 두고 있는 상산고가 적합하다.

 올해 개교한 하나고는 모집정원이 채워지면 향후 유학반을 개설할 계획이어서 입시상담에선 일단 하나고를 국내 대학 진학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대원외고엔 문과성향의, 민족사관고·상산고·하나고엔 이과성향의 학생들이 몰려 장점이 강점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신을 확보하고 대학선택의 폭을 넓히려면 대원외고에선 수학·과학 실력을 기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치·한의대 진학률은 상산고가 으뜸

 고교의 대학진학 내용도 고려 대상이다. 대학진학 결과가 고교의 입시노하우와 일부 상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학교의 교육 특징과 재학생의 학업성향도 짐작할 수 있다. 2010학년도 5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진학률을 보면 대원외고(89.8%)·용인외고(73.7%)·상산고(65.6%)·민족사관고(36%) 순으로 조사됐다.

 의·치·한의대 진학률은 수학교육이 강한 상산고(21%)가 가장 높았고 민사고(8%)·용인외고(2%) 순이다. 2010학년도 수능 4개 영역의 평균 2등급 비율은 인문계열에선 대원외고(90%)·용인외고(76%)·상산고(63%)·민족사관고(36%) 순으로, 자연계열에선 민족사관고(46%)·상산고(41%)·용인외고(36%)로 조사됐다. 문과와 이과로 갈리는 학교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용인외고는 지난해 상황에서도 14명이 수능자연계열에 응시했고 절반인 7명이 의·치·한의대에 진학한 실적을 갖고 있다. 이밖에 해외대학 진학은 대원외고 95명, 민족사관고와 용인외고 각각 8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이비리그 합격자는 민족사관고(33명)·대원외고(32명)·용인외고(13명) 순이다.

 임 이사는 “외고에서 올해 자율형사립고로 바뀐 용인외고는 신입생을 국제·인문사회·자연계열로 나눠 선발한다”고 말했다. 지원할 때 부터 국내대학의 인문·자연, 해외대학으로 진학방향을 염두에 두고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했다. 이어 “상산고는 지난해 수능 응시자가 인문계열은 134명, 자연계는 236명으로 이과성향이 강하다며 “학교가 초점을 두고 있는 교육과정의 성격과 대학진학 현황을 참고해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최상위권 학생들은 고교 지원 시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학습환경을 찾아야 한다. 사진은 하나고 학생들이 교정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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