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팡 부원장 “한국소설 좋아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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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부임한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 리팡(李芳·39·텐진외국어대 교수·사진)부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어를 전공했다. 시안(西安)의 고교 전교 1등으로 중국정부 장학생이 돼 1989년 ‘북조선’으로 유학가는 특전을 누렸다. 졸업 후 즉시 텐진(天津)외국어대 전임교원이 됐다. 당시는 조선어 전공자가 드물어 대학졸업증만으로도 가능했다.

그후 한국의 국제교류재단 도움으로 9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6개월간 한국어연수를 했다. 잇따라 단국대에서 석사를 땄고 원광대 박사과정(한국현대문학)까지 수료했다. 리 부원장은 현재 한·중 문학비교 연구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1930년대 활동한 한국의 사회주의계열 여류 소설가에 주목하고 있다.

리 부원장은 “소설가 박완서씨를 좋아해 그의 소설은 대부분 읽은 편”이라며 “문장이 짧고 평이해 외국인이 한국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 있을 때 한국에 있는 선배가 『친절한 복희씨』를 황석영씨의 『바리데기』와 함께 보내줘 출간 즉시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한국인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다. 그는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중국어 및 중국문화와 친숙하도록 만들고 싶다”며 “한국과 중국이 더 좋은 이웃이 되는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중국문화탐방을 갔을 때 공자아카데미서 중국어를 익힌 주민이 현지인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걸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

리 부원장은 “대도시 생활은 많이 해서 질렸다”며 “공기 좋고 여유로운 도시 아산이 너무 좋다”고 한다. 가끔 온천을 즐기고 주변 관광지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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