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여름, 펀드 환매 열풍에 뒤척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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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3조543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중 3분기에 펀드에서 순유출된 금액만 6조5864억원이다. 올해 펀드 순유출 자금 중 절반에 육박하는 돈이 3분기에 집중된 것이다. 펀드 환매는 지수 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스피지수가 1700을 넘었던 7월에 2조6333억원, 코스피지수가 1800을 돌파해 1900 선에 다가선 지난달에 3조644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7.73%)이 시장 수익률(10.28%)을 따라가지 못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2007년 설정된 규모가 큰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많았다”며 “이들 펀드의 경우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아야 했고 이는 결국 수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는 앞으로도 주가 지수 상승과 펀드 수익률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1900 이상에서 유입된 자금만 16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1900 이상의 대기자금이 다른 지수대에 비해 큰 편”이라며 “100 단위의 ‘마디 지수’대를 넘어설 때마다 단기적으로는 펀드 환매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환매세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가 1700∼1800대에 머물면서 상당수 환매 대기 물량이 소화돼 1900대 이상의 매물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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