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원숭이도 야한 사진을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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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간뿐 아니라 원숭이들도 '야한 사진'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1일자 온라인 뉴스를 통해 "사람들이 돈을 주고 신문이나 잡지를 사 보듯 동물의 세계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무엇인가를 희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 로버트 디너 박사(신경생물학) 연구팀은 짧은 꼬리 원숭이 수컷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좋아하는 체리주스와 암컷 원숭이의 성기 부분 사진을 동시에 줘 본 결과 대부분이 사진 보기를 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암컷의 다른 부위나 그 밖의 수컷 사진을 보여줬을 때도 종종 체리주스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디너 박사는 "주스의 양을 달리해 가며 여러 사진을 제시한 결과 수컷 원숭이들이 가장 선호한 것은 단연 암컷 꽁무니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가 인간의 사회생활에서 드러나는 여러 현상들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들이 포르노 서적에 탐닉하고 연예인.정치인들의 쓰잘 데 없는 가십 기사가 실린 잡지를 돈을 주고 사보며 야한 여성.근육질 남성이 나오는 광고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것 모두가 자연의 '본능적 속성'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직에서 가장 강한 우두머리 원숭이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야생에서 조직 생활을 할 당시 위계서열을 익히기 위해 우두머리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던 습성이 그대로 이어졌던 것이다.

디너 박사는 "할리우드가 우리 삶 자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아는 것을 문화적인 자산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산업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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