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식탁’ 배추 대신 양배추김치 오른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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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배추 값 폭등으로 대통령의 식탁에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가 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주방장에게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려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한 건 부인 김윤옥 여사 때문이라고 한다. 김 여사가 최근 한 마트에 갔다가 포기당 1만원이 넘는 배추 값을 보고는 놀라 대통령에게 귀띔을 했고, 그 얘기를 들은 이 대통령이 주방장을 불러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종종 직접 장을 보러 다녀온 뒤 대통령에게 소감을 전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대통령이 서민의 어려움을 함께하겠다는 취지에서 배추김치를 올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식당에까지 양배추김치를 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식탁 사정’이 30일 오전 언론에 보도되자 네티즌은 비판을 쏟아냈다. 양배추 가격도 한 통에 1만원에 육박하는 만큼 이 대통령이 ‘배추 값만 오르고 양배추 값은 안 올랐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라는 비판이었다.

야당도 비판 논평을 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양배추 쇼’로 치솟는 생활물가를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배추 값이나 양배추 값이나 비싸기가 50보, 100보”라며 “대통령이 나서 안 그래도 비싼 양배추 가격만 올렸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단문 블로그)에 “오늘(30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배추는 9900원, 양배추는 9590~1만원”이라고 올렸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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