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홈런 고픈 이대호 한 방 … 롯데 배부른 부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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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롯데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연장 10회 이대호의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두산에 4-1로 승리했다. 3차전은 2일 오후 2시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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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홈런 1위의 위력=승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경기 막판 롯데의 홈런포로 갈렸다.

1-1로 맞선 연장 10회 초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두산 구원투수 정재훈으로부터 극적인 좌월 3점 아치를 그려냈다. 정규시즌 홀드 1위였던 정재훈은 전날 9회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내준 데 이어 2경기 연속 결승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틀 연속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85개)의 위력을 과시한 롯데는 지난해 준PO에서 두산에 1승 뒤 3연패로 물러난 아픔을 씻어낼 기회를 잡았다.

롯데 이대호가 연장 10회 초에 결승 스리런 홈런을 친 후 아내 신혜정씨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대호는 앞 타석의 조성환이 고의 4구로 걸어나가면서 찾아온 1사 1, 2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스리런 홈런을 날려 시리즈 2연승을 이끌었다. [뉴시스]

◆마운드 총력전=양팀 선발투수로 나온 김선우(두산)와 사도스키(롯데)는 각각 7이닝 1실점(비자책)과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팽팽한 투수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롯데가 1-0으로 앞선 7회 말 사도스키를 배장호로 교체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산 선두타자 임재철이 배장호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롯데는 곧바로 투수를 강영식으로 바꿨으나 기세가 오른 두산 타선은 이종욱의 중전 안타와 오재원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이어갔다.

롯데가 다시 투수를 임경완으로 교체하자 두산은 왼손 대타 이성열을 냈다. 이성열의 내야 안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1 동점이 됐다.

두산 역시 불펜을 총가동했다. 8회 왈론드와 9회 고창성에 이어 연장 10회에는 전날 32개의 공을 던진 정재훈을 다시 등판시켰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승리를 걷어찬 두산=1차전과 마찬가지로 두산은 타선 결정력과 수비·주루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김현수를 4번, 최준석을 6번에 배치하는 등 전날과 다른 타순을 선보였지만 1, 2회에만 잔루를 다섯 개나 기록하며 선제 득점 기회를 날렸다. 4회에는 유격수 손시헌의 수비 실책과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선제점을 헌납했다.

주루 플레이도 매끄럽지 못했다. 0-1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양의지의 높이 뜬 타구를 롯데 3루수 이대호가 놓쳤으나 1루 주자 김동주가 1루에 멈춰 서 있다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1-1 동점이던 7회에도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이종욱이 협살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신화섭 기자

◆ 로이스터 롯데 감독 = 좋은 경기였고 짜릿한 승리였다. 그동안 하고자 했던 좋은 야구를 오늘도 했다. 우리가 가장 약하다는 두 가지를 갖고 이겼다. 수비와 피칭이 그것인데 손아섭이 완벽한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았고 사도스키와 임경완이 최고의 투구를 했다. 작년, 재작년에 비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매우 좋아진 결과인 것 같다. 3차전도 좋은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 김경문 두산 감독 = 우리 타자 중 반드시 쳐줘야 될 타자가 감각이 안 좋다. 선발투수 김선우가 잘해 줬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이겨야 되겠다는 부담을 강하게 느꼈던 것 같다. 10회 조성환을 고의4구로 내보낸 것은 조성환이 타격감이 좋았고 1점이라도 주면 역전되는 상황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타순 조정 등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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