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8일 정상회담 "평화 3박자 갖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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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회담이 8일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알셰이크에서 열린다. 4년 만이다. 중동평화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크다. 어느 때보다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중동 언론들은 이번 중동 평화회담에 대해 "3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팔 당사국이 긴장완화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점, 주변국의 협조분위기가 높아진 점, 이.팔 양측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이 적극적인 점을 들어서다.

특히 지난달 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으로 선출된 마무드 압바스의 노력이 가장 돋보인다.

압바스는 무장단체들의 거점인 가자 지구를 여러 차례 방문해 휴전 설득작업에 나섰다. 또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 북부와 무기가 밀반입되는 남부 이집트와의 국경에 보안군과 경찰 3000여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팔레스타인지역 내 개인무기 소유 금지도 명령했다. 압바스는 이번 회담에서 대이스라엘 폭력 종식과 휴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스라엘도 평화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약 9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곧 석방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가자지구에 이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철군할 것을 승인했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은 이집트.요르단도 이번 회담을 주선하고 참여해 평화 분위기를 만든다. 부시 대통령이 2일 국정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국가창설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한 점도 의미가 크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개혁을 위해 3억5000만달러도 내놓았다.

신임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도 8일 정상회담 직후 중동을 순방하는 등 중동 평화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동 평화를 위한 로드맵(단계별 평화정착안)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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