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북 어뢰로 침몰” 보고서 미·영·호주·스웨덴 조사단 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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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충격파와 버블효과가 일어나 선체가 절단되고 침몰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또 “수중 폭발 지점은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라며 “무기 체계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되는 고성능 폭약 250㎏ 규모의 CHT-02D 어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좌초·충돌·피로파괴·내부폭발, 미사일 공격에 의한 외부 폭발이나 기뢰 폭발 등에 의한 침몰 가능성은 없다고 정리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수심 6m에서 TNT 250㎏, 수심 7m에서 TNT 300㎏, 수심 7~9m에서 TNT 360㎏의 폭약이 각각 폭발했을 때 천안함 절단면과 유사한 폭발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사고 해저 인근에서 발견된 침몰 선박 및 웅덩이 내용도 공개했다. 천안함 함미에서 250m 떨어진 수심 47m 해저에서 발견된 미상의 침몰선은 높이가 10m였다. 수십 년 전에 침몰한 상선일 것으로 추정됐으며, 보고서는 수심으로 볼 때 “천안함의 항해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선박과 함미 사이에서 발견된 반경 20~40m, 깊이 1.8m 규모의 웅덩이는 천안함 사건과 무관한 조류의 흐름에 따라 생성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결정적 증거인 어뢰추진체 부품에 쓰인 ‘1번’ 표기 잉크가 어뢰 폭발에도 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수중이어서 열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AIST 열역학전문가인 송태호 교수가 어뢰 폭발 때의 온도 변화를 연구한 결과 1번 글씨가 쓰인 어뢰추진체 후면은 열 전도가 되지 않아 온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결론도 소개했다. 그러나 잉크의 원료를 정밀 분석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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