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팀 홈런 1위(164개)를 달리는 롯데 타선의 화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홍성흔의 공백에 자극을 받아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는 지뢰밭으로 탈바꿈했다.
0-0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5회 말. 잠잠하던 롯데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6번 타자 전준우는 호투하던 두산 선발 임태훈에게서 왼쪽 담장을 넘어 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20일 두산전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의 상승세. 2008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2년간 41경기에서 2홈런에 그쳤던 전준우는 올해는 94경기에서 벌써 14개의 홈런을 때리며 팀 내 주축 타자로 성장했다.
한 번 불붙은 롯데 타선은 올 시즌 8개 구단 최다 피홈런 투수(25개)인 임태훈을 거침없이 무너뜨렸다. 전준우의 홈런 뒤 박종윤의 중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2사 후 9번 타자 문규현이 좌월 2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홈런쇼의 대미는 4번 타자 이대호가 장식했다. 이대호는 3-2로 추격당한 6회 말 1사 2루에서 임태훈에게서 중월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41호 아치로 국내 타자로는 이승엽(56개)·심정수(53개)에 이어 장종훈(41개)과 함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마운드에서는 롯데 선발투수 김수완의 호투가 빛났다. 신고선수 출신인 김수완은 이날 두산 타선을 6이닝 동안 5피안타·2실점으로 막아 시즌 5승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3위 두산은 올 시즌 처음으로 특정 팀과의 3연전에서 전패를 당하며 2위 삼성과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광주구장에서는 삼성이 KIA에 4-3으로 역전승해 올 시즌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70승(1무44패) 고지에 올랐다. 선두 SK(69승40패)와는 두 경기 차를 유지했다. SK는 대전구장에서 한화를 6-1로 누르고 6연패 뒤 2연승 했다. SK 선발 김광현은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5승째를 따내 류현진(한화)과 다승 공동 선두를 이뤘다.
한편 올 시즌 프로야구는 지난 21일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인 446경기 만에 누적 관중 500만 명을 돌파했다. 22일 현재 450경기에서 507만1366명을 동원해 역대 최다 관중(592만5285명)이었던 2009년 같은 경기수 대비 2% 증가했다.
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