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0년대 청년문화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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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비트(Beat)''히피(Hippy)''여피(Yuppy)''보보스(Bobos)'-. 세계적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젊은 그대'의 대명사들이다.

고려대 조대엽 교수(사회학)는 "시대적 흐름에 민감한 2030이 권위적인 가치관을 거부하고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기성정치를 문화적으로 흡수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대 미국에선 우울한 젊은 층을 표현하는 '비트'세대가 등장했다. 전쟁이 끝나 사회로 나왔으나 직업이 없어 현실에 좌절하며 방랑하는 부류다.

반항적인 청년 문화는 60,70년대 히피 세대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출현한 히피는 반전과 평화를 주장하며 국가와 사회제도를 거부하고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던 젊은이를 대변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80년대엔 여피족이 새로운 문화 주체로 등장했다. 이들은 안정된 직업을 갖고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2030이었다. 그 아류격으로 90년대 맞벌이를 하면서 자식을 갖지 않는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 신세대 문화코드로 이어졌다.

한양대 김선웅 교수(사회학)는 "최근엔 귀족적인 부르주아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이 결합된 '보보스(Bourgeois와 Bohemian의 합성어)'가 젊은 그들의 문화코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세계적 세대 흐름을 타고 70년대에 통기타·청바지족이 생겨났다. 80년대는 모래시계 세대로 대변되는 386세대가 독재와 민주화의 갈등 속에서 부상했다. 90년대는 세대의 변화가 빨라져 초기엔 황금만능 풍조 속 오렌지족, 중기엔 개성과 자유가 특징인 X세대(기성세대가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 후반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N(네트워크)세대가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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