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45%… 수도권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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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일엔 대통령선거 투표함이 열린다. 하루 전인 18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했다.

한나라당에선 "체감으론 3백만표 이상 이긴다"(徐淸源), "부동표들이 급격히 한나라당으로 쏠리고 있다"(李揆澤원내총무)는 주장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게다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대표의 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 선언이란 대형 호재로 표 쏠림이 더욱 가속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대철(鄭大哲)선대위원장은 "지금은 한나라당이 돈과 조직을 갖춘 여당쪽 분위기"라며 "숨어있는 표가 있다면 우리 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조작된 여론조사가 돌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22∼23일 동안 1백여개의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 조사 결과가 모두 틀렸다는 얘기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재에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두 당의 판세 분석은 지역별로도 갈렸다.

◇부산·경남(PK)과 호남=호남(유권자 3백91만명)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우세-한나라당의 열세에 대해선 이론이 없다. 한나라당은 호남에서만 최소 3백만표 이상 뒤질 것으로 본다. 한 당직자는 "두 자리 숫자를 소망했지만 이번에도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호남에서의 열세를 PK(5백70만명)에서 만회하기 위해 盧후보의 지지도를 30% 이하로 묶어두는 것이 목표다. 김무성(金武星·부산 남)의원은 "25% 이하로 묶었다.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은 "대구·경북과 PK에서 한나라당의 지역감정 조장에 대한 거부감과 낡은 정치 청산에 대한 기대로 차이를 좁혀간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35%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충청=3백47만명의 유권자를 둔 충청권 민심은 오리무중이다. 여론조사상 盧후보가 앞선다지만 지역 유권자들이 어지간해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이 한때 앞선다고 주장했던 15∼25% 차도 후보 단일화에 힘입은 바 커 요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역전 중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식(辛卿植)의원은 "보수적인 충청도에 이회창 바람이 불고 있다"며 "표가 움직이는 게 눈에 보여 우리가 앞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민통합21과 정몽준 대표의 막판 盧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가 역전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유권자의 45%인 1천6백만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예측 불허다. 그동안 실시된 여론조사 가운데 다수는 盧후보의 우세를, 일부는 李후보의 우위를 보였다고 한다. 이곳의 승부는 20∼30%에 달하는 부동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선거에선 여야 간 격차가 한자리 숫자였던 적이 많았다.

한나라당 목요상(睦堯相)경기도지부장은 "주말부터 우리가 앞서기 시작했다"며 "얼마나 더 격차를 벌이느냐가 관심"이라고 했다. 睦의원은 "북핵 문제·수도 이전 문제 등으로 젊은층도 완만하게 우리 쪽으로 돌아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의 '집값 폭락' 흑색선전이 별 영향을 주지 못해 차이가 벌어졌다"고 반박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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