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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6개 국유기업 ‘전기차 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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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국이 전기자동차의 개발·생산을 위해 16개 국유기업이 참여하는 ‘중국 전기차 연합군’을 결성했다. 개별 기업이 각자의 자금으로 막대한 연구개발(R&D)에 출혈 경쟁하는 각개전투를 피하고, 정부가 산파로 나서 자국 전기차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신경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19일 “16개 국유기업이 뭉쳐 국가대표급 ‘전기차 연합군’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16개 기업은 전날 베이징에서 협약에 서명했다. 이에 따르면 16개 기업은 앞으로 ▶전기차 기술과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기술표준을 통일하며 ▶전기차 관련 국유기업 자원을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연합군 결성 과정에는 국무원(중앙 정부) 산하 기구인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섰다. 특히 리룽룽(李榮融) 국유자산관리위 주임(장관급)은 “13억 위안(약 2200억원)의 초기자본금은 국유자산위가 보유한 국유자본의 수익금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군에 참여한 기업은 자동차·철도·석유화학·전력·군수·항공우주·정보기술(IT)·국립연구원 등이 망라됐다.

자동차 업체로는 이치(一汽)자동차그룹·둥펑(東風)자동차·창안(長安)자동차·둥팡(東方)전기차가 포함됐다. 철도차량을 제작해온 중국남차(男車)도 끼었다.

전력망업체로는 대표적인 국가전력망 외에도 남방전력망도 합류했다.

석유화학업체는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중국해양석유그룹 등 3대 기업이 모두 참여했다. 항공우주업체도 중국항공공업그룹·중국항천과기그룹·중국항천과학공업그룹 등 대표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군수업체인 중국바오리(保利)그룹이 가세한 것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 밖에 정보기술업체로 중국푸톈(普天)정보산업그룹이, 국립연구원으로는 중국유색금속연구총원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치자동차 그룹의 쉬젠이(徐建一) 총경리는 “전기차 연합군의 출범은 전기차 개발·생산의 투자 위험(리스크)을 분담하고 이익을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국유자산위는 “이번 16개 국유기업 외에도 국내외에서 관심 있는 관련 기업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본의 전기차 관련 기업에 참여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上海)자동차뿐 아니라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선발 업체인 비야디(BYD)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중국이 거대한 전기차 연합군을 결성함으로써 앞으로 중국 주도로 전기차 산업을 끌고 나가겠다는 장기적 야심과 비전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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