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美8군 주변 또 기름 오염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주한미군 시설에서 또다시 기름이 유출됐다는 주장이 환경단체로부터 나왔다.

환경운동연합(환경련)은 3일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 미군기지와 맞닿아 있는 서울 용산구 성남극장 주변 토양이 기름으로 오염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기름은 미8군 메인포스트 부근 수송시설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환경련이 공개한 기름유출 현장은 용산기지 내 미국대사관 수송부와 4백여m 떨어진 곳으로 포클레인으로 땅을 1.5m 가량 파내려가자 악취가 심하게 풍겼으며 검은색 기름 10여ℓ가 고여 있었다.

이 현장은 최근 용산구청이 하수도 개량공사를 위해 땅을 팠던 곳으로 공사 이후 기름냄새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환경련에 관련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련 박진섭 국장은 "현재 시료분석 작업과 함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미군이 부대를 개방하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함부로 버린 기름이 땅으로 스며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미군은 즉시 한·미 공동조사단을 구성,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미군 사용 토지에서 이같은 기름 유출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부는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미군 사용 토지를 반환받기 전 철저한 생태조사를 실시하도록 주한미군을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부근의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지난 10월 서울 남산 군 휴양소에서도 난방용 기름이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 co. 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