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김동수 "마스크는 못벗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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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나이 서른넷. 20년 넘게 자신의 상징이었던 두툼한 포수 미트를 떠밀려서 벗고 싶지 않다. 자신의 평가로는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이 있고 풀시즌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12년 동안 프로야구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1990년대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떨쳤던 김동수(사진)가 선수로 더 뛰기 위해 '백의종군'할 뜻을 밝혔다.

김동수는 지난 25일 SK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보류선수 명단 제외는 '우리 팀에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팀을 떠나라는 통보다. 구단에서는 코치 제의를 했다. 김동수는 고민했지만 곧 거절했다. '아직 더 뛸 수 있다. 그리고 더 뛰고 싶다. 이렇게 물러날 순 없다'라는 결심을 했다. 자신의 연봉이 부담이 된다면 얼마든지 삭감당할 각오까지 밝혔다. 2∼3년 뒤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서다.

김동수는 올시즌 95경기에 출전, 타율 0.243과 홈런 11개를 기록했다.

현재 김동수를 마음에 품고 있는 팀은 현대와 기아, 그리고 롯데다. 박경완이 떠날 게 확실한 현대는 김재박 감독과 김용달 코치 등 LG시절 김동수와 한솥밥을 먹었던 코칭스태프가 나서서 영입을 검토 중이다.

기아 김성한 감독은 김동수의 공격력을 인정한다.

기아 정재공 단장은 29일 김감독이 귀국하는 대로 조율에 들어갈 계획이다.

롯데는 백인천 감독이 '몸값을 낮추면'이란 전제로 영입의사를 표현한 바 있다. 반면 친정팀 LG는 영입에 난색이다. 주전 조인성이 물이 올랐고 고졸 신인 이성열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이력서>

이름:김동수

직업:프로야구 선수(포수)

나이:34(1968년 서울생)

경력:포수부문 골든글러브 최다수상(6회), 90년 신인왕, LG 트윈스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2회 등

희망 직장:뛸 수 있는 팀이라면 어디든지

올해 연봉:1억8천7백50만원

희망 연봉:주는대로

특기:성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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