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에 어긋난 TV자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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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3 학생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화면에 영상보다 자막이 더 눈에 띌 때가 많다. 때로는 집중해 들을 필요없이 글로 먼저 보고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자막의 장점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자막, 필요 이상으로 큰 자막, 같은 자막의 반복 등은 오히려 눈에 거슬린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자막에서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 자주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내가 본 쇼 프로그램에서도 '∼에 갇히다'라는 말을 '∼에 갖히다'라고 표현했다. 방송에 나온 표현이어서 내가 혹시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갖히다'라는 표현은 아예 나와있지도 않았다. 이런 그릇된 표현을 별다른 여과없이 듣고 보고 자란 어린이들의 언어 사용은 어떻게 될까. 가뜩이나 채팅 용어의 남발로 한글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언론 매체들은 한글 사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황선미·부산시 사상구 학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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