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빈차 운행 대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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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전주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이용하게 됐다. 서울 도착시간이 퇴근길 정체시간과 맞물려 차안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내가 탄 대형 고속버스의 승객이 고작 3명이었는데 서행하고 있는 다른 상행선 버스들도 승객이 5명을 넘지 않았다. 심지어 한사람도 타지 않은 고속버스까지 있었다. 구조조정과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때에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다.

물론 고속버스 회사는 승객이 없어도 운행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승객이 많지 않은 평일 낮시간대에 지역별로 서너명의 승객만 태우고 운행한다는 것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고속버스의 운행방식을 바꿔보면 어떨까. 만약 전주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제일 많다면 인근 익산·군산·정읍·남원 등지의 승객들은 고속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소형승합차로 전주 나들목 인근까지 와서 서울행 버스에 합승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근에서 전주까지 와야 하는 승객들의 불편함을 감안해 고속버스 수준의 고급승합차를 운행하고, 이용료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면 손님들의 불만도 적을 것이다. 운용의 묘를 살려서 도로 정체·에너지 낭비·환경 오염 등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

소성태·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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