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전화도 같이 출장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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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은 서울 STS유학원 김유복(36) 사장은 요즘 해외에 나갈 때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그대로 들고 나간다. 번호를 바꾸지 않아 편리하고 통화 품질도 국내에서 사용할 때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사업상 중요한 전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로밍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며 "다만 통화요금이 비싸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제 로밍(roaming)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도 이에 맞춰 서비스 지역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전체 해외 로밍 서비스 이용자가 5만1천5백명이었으나 올들어 10월 말까지 20만8천명으로 이미 네 배로 늘었고, KTF도 지난해 1만3천명에서 올 10월 말 현재 3만2천명으로 급증했다.

로밍은 서로 다른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지역에서도 통화가 되도록 연결해 주는 것으로, 국제 로밍은 해외 이통사업자와의 제휴로 이뤄지는 통화서비스를 말한다.

◇넓어진 로밍지역=LG텔레콤은 지난 14일 우리 여행객이 많이 찾는 괌에서 로밍서비스를 시작했다. LGT는 현재 1백30여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북남미·중동·아프리카 등지의 70개국을 추가해 서비스 국가를 2백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부터 미국·중국의 자동로밍서비스 지역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우 서비스 지역이 종전 워싱턴DC·뉴욕·LA 등 19개 도시에서 플로리다·알래스카 지역을 제외한 주요 50개 도시로 확대했다. 중국에서도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등 7개 도시에서 톈진(天津)·칭다오(靑島)등 50개 도시로 넓어졌다. KTF는 현재 1백40여개국을 대상으로 로밍서비스를 하고 있다.

◇어떻게 이용하나=국제 로밍서비스는 크게▶자동로밍▶SIM(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카드 자동로밍(반자동로밍)▶임대로밍 서비스로 구분된다. 어느 회사 서비스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서비스 방식이 달라진다.

업체별·국가별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유럽식(GSM ★)등 서비스 방식과 주파수, 제휴업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로밍은 국내에서 쓰던 단말기와 번호를 해외에서도 똑같이 쓰는 서비스다. CDMA·GSM 등 기술방식과 주파수가 같은 나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단말기를 그대로 들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 사업자의 전파를 받을 수 있도록 단말기 주파수 채널을 변경해야(NAM변경) 한다. 자동로밍은 현재 SK텔레콤이 미국·중국 등 7개국을 대상으로, KTF가 일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임대로밍은 출국할 때 해외 방문국에서 사용 가능한 단말기와 번호를 빌려 가서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SKT나 KTF의 서비스를 이용하듯이 방문국에서 현지 서비스업체의 단말기를 빌려 사용할 수도 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 우리나라 휴대전화 서비스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이란 건 들어 보셨죠. GSM은 '이동통신세계화 시스템'(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의 약자인데 유럽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는 휴대전화 방식이어서 유럽형으로 불립니다. GSM은 '시분할다중접속(TDMA)'이란 기술을 사용하는데, 시간이나 부호를 분할하는 것은 많은 사람(다중)이 통신망에 접속해도 혼신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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