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제거 곧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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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의 검증 문제를 둘러싼 주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 인민군 간의 갈등과 관련, 한·미 양측은 유엔사가 남측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측의 검증단 명단을 접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따라서 20일 열릴 남북 군사실무접촉에서 북측이 이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져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를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예정대로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19일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과 이태식(李泰植) 외교통상부 차관보, 찰스 캠블 유엔사 참모장과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국 부대사가 참석한 4자 회담에서 "DMZ 지뢰제거 검증을 위한 군사분계선(MDL) 월경을 원활히 하기 위해 그 절차를 단순화하기로 합의했다"고 車실장이 전했다.

車실장은 '절차를 단순화한다'는 문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남측이 북측의 검증단 명단을 받아 유엔사에 통보하는 절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이날 합의한 방안은 북측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다. 또 유엔사는 간접적으로 명단을 통보받는 방식을 통해 '정전협정의 틀'을 유지한다는 명분을 살리게 됐다.

이에 앞서 북측은 "정전협정에 따라 상호 검증단 명단을 통보하라"는 유엔사 측의 요구에 "미국은 북남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해 어떤 문제에도 간섭할 명분이나 조건이 없다"고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철희 기자

ch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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