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네, e-가계부>종이 가계부가 편한 주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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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컴퓨터나 인터넷이 영 불편해 전자가계부와 친해질 수 없는 주부라면 종이 가계부라도 쓰기 시작해보자. 사실 날마다 수입·지출을 기록하는 것조차 귀찮아 가계부와 담을 쌓고 살아왔던 사람이 가계부 하나 쓰자고 컴퓨터를 켠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종이가계부라도 쓰기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한 주부들이 새겨둬야 할 요령을 알아봤다.

저녁에 가계부를 적을 때쯤이면 하룻동안 돈을 어디에 썼는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갑 안쪽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니면서 돈을 쓸 때마다 그 자리에서 적어놓는 습관을 들이면 몇천원 단위의 자질구레한 지출까지 잊지 않고 기록할 수 있다. 시간이 없어 그날 가계부를 적지 못할 때는 가계부에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가 다음 날 정리해도 된다.

별다른 수입이나 지출이 없는 날에도 거르지 않고 가계부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하루 이틀 빠뜨리다 보면 영 쓰기 싫어지는 게 가계부다. 쓸 게 없는 날이라면 지출칸에 '없음'이라고 적어두기라도 하자.

가계부 한켠에 편지봉투를 붙이고 공과금 영수증과 물건을 산 영수증 등을 빠짐없이 모아두자. 나중에 물건이 잘못된 것을 발견해 환불하기 위해서도 영수증이 꼭 필요하다. 공과금 역시 이미 냈는 데도 또 내라고 고지서가 올 경우에 대비해 모아두는 게 안전하다.

가계부에 지출 내역을 적다가 충동적으로 쓴 부분에 형광펜을 칠해두면 어떤 부분에 얼마나 불필요한 지출을 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별· 월별로 결산을 할 때 형광펜으로 칠한 부분을 더해보고 전주·전달에 비해 이 부분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비교해보면 보다 규모 있는 살림을 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가계부 앞쪽에 편지 봉투를 붙인 뒤 매주 현금으로 써야 할 돈을 찾아 넣어둔다. 이 돈의 범위 내에서만 지출을 하려 노력하다 보면 알뜰하게 살림을 할 수 있다. 은행에 자유적립식 통장을 만들어 놓고 주급 봉투에서 쓰고 남은 돈이 생길 때 이 통장에 넣어두면 잔돈을 모으는 쏠쏠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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