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보다 영업이익에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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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기업들의 3분기(6∼9월) 실적보고서가 일제히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해당 기업의 과거 성적은 물론 향후 실적도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 구체적인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실적 보고서의 어떤 항목을 눈여겨 보고 투자해야 하는 지 알아본다.

◇영업이익부터 확인=실적보고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당기순이익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계산하고 배당규모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영업이익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영업이익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여기에 영업 이외의 활동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경상손익·특별손익 등)을 추가 계산해 당기손익을 산출한다. 유가증권 처분 손익이나 환차손 등이 경상이익에 포함된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리서치 부문) 는 "순이익은 1회성 이익과 손실 때문에 왜곡될 수 있는 만큼 기업 실적을 평가할 때는 사업 본래의 목적을 수행해 얻은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수치와 비교=영업실적(이익)이 안정적인지 여부도 중요한 잣대다. 이를 파악하려면 이번 분기 보고서와 함께 전기의 보고서를 비교해 분기별 수치를 계산해야 한다. 분기나 반기, 결산기에 나오는 보고서는 모두 회계연도 시작 시점부터 누적된 실적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임채구 기업분석팀장은 "유망종목을 추천할 때는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꾸준히 늘어나는지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이 높은지를 우선 살핀다"고 설명했다. 주요 일간지에서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사 명단을 싣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원증권 조홍래(리서치 담당)부사장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점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면 다음 분기의 실적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채권 추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보증권 임팀장은 "매출액과 이익이 늘었는데 매출채권도 함께 늘었다면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회사는 투자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단기 차입금·재고자산이 급증한 회사도 위험한 기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재무제표 이외의 사항=사업보고서는 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자료다. 평소에 뉴스나 공시로만 간혹 나오는 내용이 모두 들어있다.

특히 자본금 변동사항과 대주주 지분변동 사항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증자를 하지 않았더라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를 많이 발행했다면 앞으로 주식으로 전환돼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키움닷컴증권 전옥희 애널리스트는 "특히 중소기업에 투자할 때 실적만 믿었다가는 낭패보기 쉽상이다"며 "대주주나 주요 임원이 바뀌거나 그들의 지분율에 변동이 있는 경우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적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키움닷컴 전 애널리스트는 "새로 실적 호전주를 고른다면 최근 주가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변동률보다 낮은 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주가는 실적 외에 영업환경과 수요 패턴의 변화 등 외부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평소 애널리스트의 분석보고서를 꼼꼼히 챙기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증권사 실적 호전주 추천 기준

<실적 호전 관심주>

1)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

2)부채비율이 130% 이하

3)현 주가 기준으로 3분기 실적으로 추정한 200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평균 이하

<실적 호전 중소형주>

1)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기 대비 30% 이상 증가

2)부채비율이 200% 이하

3)현 주가 기준으로 3분기 실적으로 추정한 200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평균 이하

<자료:키움닷컴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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