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방호복 뚫는 화학무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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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가 미국에 화학무기로 대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라크가 미군의 방호복이나 방독면을 꿰뚫고 치명상을 입힐 화학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는 지난달 '에어로질(Aerosil)'이란 상표의 미세 분말 25t 가량을 수입했는데, 이 분말로 먼지 형태의 VX 신경가스를 만들 경우 미군들이 화학전에 대비해 착용하는 방호복의 틈새를 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스를 흡입하면 수분 내 호흡 곤란으로 숨질 수 있다.

에어로질은 독일 화학회사인 데구사 AG가 생산한 이산화규소 성분의 분말 제품이며, 굵기는 12나노m(나노m=10억분의 1m)여서 입자 2천1백개가 모여야 인체의 머리카락 정도의 두께가 된다. 이 제품은 이라크에 대한 금수 조치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다.

유엔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의 보고서는 "이라크의 사마라 제약사가 지난달 이산화규소 화물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991년 걸프전 이전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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