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역전승 '싱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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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둘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손에 든 비제이 싱. [호놀룰루 AP=연합]

18번홀(파5.501m) 티잉 그라운드에 선 비제이 싱(피지)이 승부수를 꺼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어니 엘스(남아공)와 10언더파로 공동선두.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하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엘스와 연장전을, 버디를 하면 단독선두로 우승을 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페어웨이 한 쪽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었지만 싱은 벙커를 향해 과감하게 드라이브샷을 날렸다. 273m를 날아간 공은 벙커를 넘어 페어웨이 한복판에 떨어졌다. 싱은 여기서 다시 유틸리티 클럽으로 두번째 샷을 했다. 그린 앞쪽에 공이 떨어졌다. 칩샷에 이어 가볍게 버디. 세계랭킹 1위 싱이 올해 PGA투어에서 첫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싱이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에서 끝난 소니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를 쳐 엘스를 1타차로 제치고 시즌 첫 정상에 올랐다. 통산 25승.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마지막날 13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우승을 놓쳤던 싱은 이로써 상금.다승왕 3연패를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8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도 이었다.

엘스는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전날 공동 23위에서 껑충 뛰어올랐지만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틀 연속 단독선두를 달리던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는 이날 오히려 1타를 잃어 찰스 하웰3세와 함께 공동 3위(9언더파)에 그쳤다.

싱은 첫날 공동 18위(1언더파), 둘째날 공동 11위(합계 3언더파), 셋째날 공동 6위(합계 6언더파)로 오르더니 마지막 날 버디만 5개를 잡으며 역전극에 성공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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