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받은 만큼만 관람료 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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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감동만큼만 자유롭게 관람료를 내는 이색 공연이 열린다.

록그룹 백두산의 멤버였던 타악 연주자 최소리(36·사진)씨는 29일과 30일 밤 12시 워커힐호텔 가야금홀에서 여는 '영혼의 두들림-10년을 준비한 100분' 공연을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1992년 백두산을 탈퇴한 뒤 산으로 들어간 이래 '소리 다듬기'에 전념해온 최씨가 지난 10년간 갈고 닦은 소리를 마음껏 펼쳐보이는 무대다.

관람료를 관객이 정하도록 한 것은 공연수익이 전혀 생기지 않더라도 진정한 예술공연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만으로 만족하겠다는 최씨의 예술 철학에 따른 것.

공연에는 8인조 밴드 '최소리와 자유인'이 무대에 올라 피리·태평소·대금·기타·베이스·키보드·퍼커션 등 전통악기와 양악기를 함께 사용, 독특한 퓨전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소리와 자유인'은 최씨를 포함, 구음·기타·베이스·피리·건반·타악기 등의 연주자 7명으로 결성된 밴드다.

최씨는 "깊은 감동의 무대를 갈망하는 관객을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하고 "공연을 즐기는 사람이 스스로 공연의 값어치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바른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수익이 생기면 일부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02-455-5000.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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