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우대해야 新藥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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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한국이 바이오 산업에서 아시아의 거점이 되려면 생명공학 분야에 몸담고 있는 연구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 줘야 합니다."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다국적 제약사들의 아태지역 연례회의인 'AMACS 2002' 행사를 참관하기 위해 방한한 섀넌 허즈펠드(사진) 미국제약연구제조협회(PhARMA) 부회장은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려면 정부가 관련 업체들을 단순히 지원만 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내놓는 의약품이 너무 비싼데.

"자동차나 휴대전화 등 다른 첨단 제품과 달리 의약품은 일상적으로 접하는 상품이 아니다. 그래서 가격 변동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좋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평균 8억달러 이상의 비용과 12년 이상의 연구 기간이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이런 점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의료복지 재정 부담에서 벗어날 길은.

"솔직히 의료 비용 증가 문제는 대다수 나라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를 보면 시사점이 있다. 일본은 올 봄부터 의료 및 약가 정책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중엔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뛰어난 첨단 약품을 환자에게 투여토록 유도해 결과적으로 의료 비용과 치료 기간을 줄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정부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퇴임에 관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정부에 무리한 압박을 가한 사례는 없다고 단언한다. 다만 한국 정부와 약가 정책 등에 대해 좀더 활발한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바이오 산업 성장 가능성은.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어느 나라보다 첨단 기술을 수용하는 자세와 능력이 앞서 있다. 다만 신약을 개발하거나 연구하는 연구원들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 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표재용 기자 pjyg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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