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의 뻔뻔함을 배우자"-KT 첫여성임원 이영희 베이징사무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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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국 여성의 뻔뻔함을 배워야 합니다."

지난 2월 KT(옛 한국통신)의 첫 여성 임원(상무보)이 된 이영희(李英姬ㆍ45) 베이징(北京)사무소장이 7개월간 중국에서 일하며 내린 결론이다.

그는 한국여기자클럽이 최근 상하이에서 개최한 '21세기 한·중 경제성장과 여성인력 활용방안' 국제 세미나에 참석했다.

"한국 여성은 속에서는 불끈 솟아오르는 게 있어도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다듬어 표현하지요. 하지만 중국 여성들은 얄미울 정도로 당당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성취합니다."

그는 임원이 된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의 아침밥을 못 챙겨준 게 늘 미안하다"고 했으나, 중국 생활로 더 당당해졌다.

"한국에선 일 때문에 만난 경우에도 '남편은 뭐 하느냐, 애는 있느냐' 는 등 사생활에 대해 묻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 국내에서 여성으로 겪은 어려움의 대부분이 이곳에는 없습니다." 중국에서 여성은 '하늘의 절반'이라고 불린다. 여성의 활동을 국가적으로 장려한다.

그는 "중국인들에게 친근함을 주기 위해 중국어를 계속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인들도 술을 좋아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2차·3차를 돌며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가 정책,사회·가정의 평등 문화 덕분에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여성 인력은 눈부신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죠."

상하이=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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