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거품 빠지니…" 업체수 10개월째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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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벤처기업 수가 계속 줄고 있다. 1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업체 수는 10월 말 현재 9천4백26개로 전월에 비해 1백44개 줄었다.

지난해 말 1만1천3백92개에 달했던 벤처기업 확인업체 수는 지난 1월 전월 대비 1백6개가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1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 수 누계는 중기청이 벤처기업 확인업무를 시작한 1998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월 평균 3백∼4백개씩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 계속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벤처기업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말 벤처 비리를 겪으면서 벤처기업 실태 조사를 강화한 이후 자격 요건 미달이나 휴·폐업 등으로 벤처기업 지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3백여건에 불과했던 벤처기업 확인 취소 건수는 올 초부터 급증, 올 들어 9월 말까지 총 6백12개 업체가 지정이 취소됐다.

또 벤처기업 기술평가 기준 강화로 합격률이 낮아진 것과 벤처기업 확인 유효기간이 만료된 업체 가운데 재확인을 신청하는 업체가 줄어든 것도 벤처기업 수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유효기간 만료 업체의 60% 이상이 재확인 신청을 했으나 올 들어서는 유효기간 만료 업체 중 40% 정도만 재확인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벤처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벤처기업 수는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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