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의 대안학교'로 널리 알려진 전북 완주군 화산면 세인고. 올해 수능시험 점수가 예상 외로 낮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숨·걱정소리가 넘쳐나는 일선 고교와 달리 이 학교 학생과 교사들은 14일부터 시작되는 축제에 마음이 들떠 있다.
이 학교 3학년 재학생 대부분이 수시·정시모집 등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도 풍년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첫 졸업생의 경우 전체 36명 가운데 26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7명이 유학을 떠났다.
올해엔 39명의 졸업예정자 가운데 30%인 12명이 벌써 수시모집에 합격했고, 2명은 호주·중국으로 유학이 결정된 상태다.
나머지 3명은 서울대·경희대·서울여대 등의 수시모집 1차에 합격하고 수학능력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22명의 졸업예정자들도 4년제 대학에 무난히 들어갈 수 있는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공부와는 담을 쌓고 교사나 동료들로부터 소외되거나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성적 중하위권 이하, 가정·학교와 불화가 있는 문제학생' 만을 받아들이는 이 학교에 입학한 뒤 장래가 달라졌다. 세인고의 튀는 교육프로그램 덕분에 변신이 가능했던 것이다. 1999년 3월 개교한 이 학교는 전교생(1백20여명)이 교직원(20여명)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국·영·수 등 일반과목(지력)과 인간관계·심력·자기관리·체력 등 이른바 '5차원 전면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하루 1시간의 명상교육, 1인 1악기 연주, 음악·영화 등 동아리 활동, 텃밭 가꾸기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송재신(宋在新·70)교장은 "내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7대 1이나 될 정도로 높다"며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재능을 최대한 살려주는 교육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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