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삼성화재배 결승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한국의 '바둑황제' 조훈현 9단과 '중국랭킹 1위' 왕레이(王磊) 8단. 두 강자가 세계 바둑의 최고봉인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놓고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다.

13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벌어진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 2국에서 조훈현 9단은 중국의 신예 왕위후이(王煜輝) 7단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3집반을 이겨 첫날의 불계승에 이어 왕9단을 2대0으로 완파했다.

백을 쥔 조9단은 한때 형세를 낙관하다가 패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으나 특유의 뒷심을 발휘하며 추격에 성공해 역전승을 일궈냈다.

왕레이 8단과 후야오위(胡耀宇) 7단이 맞선 또 한판의 준결승전에서는 왕레이 8단이 끈덕진 추격전 끝에 1집반을 이겼다.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내년 1월 14∼17일 서울 또는 중국에서 3번기로 열린다. 우승상금은 2억원.

<하이라이트>=흑의 왕위후이 7단이 짭짤한 실리전법으로 나올 때 조훈현 9단은 백1에 이어 3으로 붙여갔는데 이 수가 의외로 통렬한 급습이었다. 백은 흑 5점을 포획한 뒤 재차 17로 흑의 양 대마를 공격해 바둑은 완연한 백의 승전 무드. 이후 조9단이 낙관한 나머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면서 흐름이 순식간에 흑에 넘어가 패색이 짙어지기도 했으나 막판 초읽기에 몰린 흑의 실수를 응징하여 역전승을 거둔 파란만장한 승부였다.

박치문 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