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민원인 본체만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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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토요일 오전 동사무소에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러 갔다. 오전 10시가 안돼 사무실에 들어섰는데 민원 담당 직원들이 창구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주민등록등초본 발급과 인감증명서 발급이라고 써붙인 곳에 두 명의 민원인이 앉아 청구한 서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민원인들이 앉은 바로 옆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맞은편에 앉은 여직원은 내가 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설책을 계속 읽고 있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처럼 보이는 여성이 그 직원의 바로 옆에 앉아 미리 온 민원인의 서류를 열심히 챙기고 있는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참다 못해 책을 읽고 있는 여직원에게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안하나요?"라고 물었더니 그제야 읽던 책을 책상 옆에 엎어놓고는 주민등록증을 받아 등본을 출력해 주었다.

민원인이 방문했는데도 계속 책만 읽고 있는 여직원도 문제지만 그 옆에서 얘기에 여념 없는 다른 직원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동현·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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