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축구 日단장 가마모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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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린 시각장애인 국제축구대회 이틀째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를 반백의 여성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일본팀 단장 가마모토 미사코(62·사진)다.

'가마모토(釜本)'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귀에 익은 이름이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었고, 70년대까지 일본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린 가마모토 구니시게(58). 미사코는 바로 그 가마모토 구니시게의 친누나다.

여행사를 운영하며 세계를 돌아다니던 미사코는 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려 시력을 조금씩 상실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3년째 일본망막색소변성증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3천여 회원의 치료와 수술을 주선하며, 회복이 어려운 회원에게는 지팡이 사용법 등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에 도움을 주는 단체다.

미사코는 동생 덕분에 어려서부터 축구를 무척 좋아했지만 시각장애인이 축구를 한다는 사실은 지난해에야 알게 됐다.

미사코는 "시각장애인 축구는 한국이 일본에 앞서 있다. 이런 훌륭한 전용 축구장을 갖춘 한국이 부럽다. 일본축구협회도 장애인 축구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스페인은 일본을 3-0으로 꺾고 전날 한국전(2-0)에 이어 2연승으로 선두를 달렸다. 한국은 브라질과 0-0으로 비겨 1무1패가 됐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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