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유착 검사는 떠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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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강지원(姜智遠·53·사진) 서울고검 검사는 8일 24년간의 검찰 생활을 명예퇴직으로 정리하면서 정치권에 기대 출세를 하려는 검사들은 자리를 떠나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지난 검찰의 역사는 청와대와의 유착과 갈등의 역사였다"면서 "청와대와 유착하고, 눈치를 보며, 줄을 대는 검사들은 검찰 내부의 삼적(三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검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검찰 인사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잘못된 처신 탓"이라며 "정치검사는 검찰을 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은 정치적 중립이 아닌 정치적 독립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묻지 않은 젊은 검사들의 투쟁만이 검찰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이라며 "이처럼 어려운 때 후배들만 두고 떠나게 돼 참으로 부끄럽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한 홍경령(洪景嶺) 전 검사의 구속에 대해선 "조직폭력과의 전쟁에서 그만한 열정을 가진 검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洪검사가 당당하게 처신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1976년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하고 서울지검 공안부 등을 거쳤으며 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 재직을 계기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뒤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내는 등 청소년 문제 해결에 애써 왔다. 그는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인근에 부인 김영란(金英蘭) 서울지법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제자들인 변호사 4명과 함께 법률사무소 '청지'를 설립, 대표 변호사로서 청소년·여성보호 등의 변론을 펼칠 계획이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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