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으로 증시 띄우기 별 효과 없다" LG경제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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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정부가 증시 살리기의 일환으로 내놓은 기업연금제도가 증시를 부양하는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기업연금제도의 증시부양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연기금 운용의 특성상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인 증시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연기금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데 반해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크고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이 크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LG경제연구원 최수미 책임연구원은 "연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는 투자가능한 자산의 수익률과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며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미국·영국의 연기금은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반면 주가변동이 심한 국가에서는 주식투자 비중이 낮다"고 말했다.

특히 운용가능 대상의 위험도를 측정한 결과 주식이 11, 부동산이 0.8, 회사채가 0.3으로 주식이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수익률은 회사채가 0.9%, 주식이 0.7%, 부동산 0.1%로 나타났다는 것.

회사채가 주식·부동산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또 기업연금기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위험도를 반영한 위험조정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0.07에 그친 반면 미국(0.18)·영국(0.13)·독일(0.12)·프랑스(0.11)는 비교적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연구원은 "지난해 말 5인 이상 사업장의 명목임금을 토대로 한 퇴직금 누계액은 84조8천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퇴직금 누계액 중 20%인 16조9천억원이 주식시장에 유입된다면 시가총액의 6.4%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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