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기금 여윳돈 파생 상품에도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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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민주택기금을 운용하면서 생긴 여유 자금이 내년부터 파생상품에도 투자되는 등 본격적으로 증시에 투입된다.

건설교통부는 지금까지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여윳돈이 생겨도 예금과 상장 주식에만 투자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채권 등 모든 유가증권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 및 규칙'개정안은 이날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건교부 관계자는 "국민주택기금 여유자금이 예년엔 연간 5천억∼7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주택경기가 좋아지면서 국민주택채권 판매가 늘어나 여윳돈이 2조원이나 쌓였다"며 "투자 대상 제한이 없어진 만큼 기금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이 돈을 앞으로 기획예산처의 기금 운영 풀에 넣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여윳돈 2조원은 정부가 내년에 증시에 투입할 연기금 여유자금 6조∼7조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전체 연기금 운용에도 숨통이 틔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은 영세민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전세 자금 등을 대출해주는 데 쓰이며, 대출잔액 42조원·연간 사업비 10조원 규모로 대출을 해주는 정부 기금 중에선 가장 규모가 크다. 한편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은 6개월 이상 해당 지역(사업장이 있는 시·군 및 인접 시·군)에서 거주한 사람만 지역 주택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주택조합엔 청약통장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어 투기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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