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마는 스크린 실용화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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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근 컴퓨터 업계에선 유리처럼 얇거나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갖고 다닐 수 있는 스크린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6일 잡지처럼 얇고 가벼운 스크린의 개발이 인터넷 업체들이나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직까지 이런 스크린이 개발 단계에 있고 실용화되려면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산되기 시작하면 인터넷 업계와 컴퓨터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기술은 유기전계발광소자(OLED)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액정 디스플레이(LCD)가 뒷면에 발광체를 붙인 것과 달리 OLED는 자체 내에 발광이 가능한 유기물을 장착한 화면 표시장치다. 따라서 두께와 무게가 훨씬 가벼워질 수 있고,전력 소모도 적어진다.

전문가들은 OLED가 플라스틱 한 장에 삽입되면 두루마리 컴퓨터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의 계기판이나 등받이 뒤에도 스크린을 부착할 수 있게 되며 차안에서도 얼마든지 큰 화면의 무선 인터넷 신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소비자들은 인터넷에 더욱 자주 접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것이고 인터넷 쇼핑의 빈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OLED의 개발에 걸림돌도 있다. 지금까지 20여년간 대부분의 스크린 업체가 LCD 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OLED로 서둘러 방향을 선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산요나 파이오니어, 한국의 SDI가 OLED의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나 들고 다닐 수 있는 대형 화면의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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